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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고인
    故 전성곤 안치단 찾기
  • 추모인
    손녀 왔다
  • 제목
    할아버지, 나 왔어.
  • 내용

    어째 잘 지내고 있는감? 엄마가 여기 있다고 글 좀 남겨 보는 게 어떻냐 해서 몇 번 왔었는데 글자 쓰는 게 어려워서 매번 돌아갔었다. 내 넘 늦게 와서 뭐라 하는 건 아니제? 나는 잘 지내고 있어유. 수업도 잘 듣고 있고 다시 취직해서 인수인계도 열심히 받고 있고. 하루가 너무 짧다고 느껴져서 조금만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고런 생각이 드네. 내 오늘 여기 와서 글 꼭 써야겠다 생각한 기 할배 때문인디. 알고는 있나? 저번 주에 나 진영 갔을 때 할아버지도 온 거지? 그 새벽 두세 시에 내가 할배 방에서 친구랑 통화 쫌 하고 나와서 거실에 누웠는데 할배 방에서 꼭 할배가 있는 것처럼 숨소리도 들리고 잠꼬대도 들리고. 나는 진짜 깜짝 놀랐네. 방문 닫고 나왔는데 너무 잘 들려가. 처음엔 쫌 무섭더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할배가 거서 잘 있다고 알려주러 온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드라.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, 옆집에 가서 참견도 쪼매만 하고. 암만 거기가 살기 좋다 해도 술도 좀 적당히 마시고. 나는 나대로 열심히 살아가 볼게. 내가 내 미래 어떨지 몰라도 할배가 위에서 잘 지켜봐주겠지 생각하면서 남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갈 테니까 응원 좀 해 줘. 심심하면 내 꿈에 와서 짜파게티 레시피도 좀 알려 주고. 할배 없어가 인자 그거 어떻게 묵냐고. 오늘 처음으로 여기 왔으니까 다음에 오는 건 더 쉽겄제. 얼마 안 가서 또 오께. 난중에 봐유.